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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y

minjung

2015-,
​사랑의 정치
2016-,
수묵미학

 

기민정은 ‘사랑’이라는 숭고한 감정 이면의 여러 사회적인 기제들을 동양의 산수 형식을 빌려 표현한다. 작가는 농담이 거의 없는 철선묘(鐵線描, Tiexianmiao)로 실루엣을 만들고 그 안을 단면의 먹색으로 꽉 채우거나 혹은 텅 비워 이미지들을 기호화해나간다.

사랑의 정치,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2015, 청주

기민정은 독특한 자신의 화법으로 '욕망'을 연구하는 작가다. 그녀의 욕망은 극히 자신의 개인사적인 것에서 출발하지만 차츰 거미줄처럼 얽혀있는 개인과 사회의 메카니즘의 주제로 옮아간다. 남성과 여성, 자아와 타자, 중심과 주변을 오가는 이 변증법적 논리는 그녀 자신과 관계된 사건으로의 이어짐과 욕망의 모순을 폭로하며 자신의 작업의 출발점으로 삼고 있다. 그녀의 몇 가지 버전의 작업들 중 가장 중심이였던 붉은 회화의 첫 인상은 마치 원인 모를 어떤 에너지가 몽글몽글 피어오르거나 물을 머금고 힘차게 번지는 붉은 혈류, 혹은 붉은 정글처럼 보여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낼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과 같았다. 이런 우연적 물성의 이미지들은 기민정의 오랜 서사이자 테마였다. 자본과 성과 유교사회, 종교 등를 상징하는 요소들이 그녀가 만들어내는 자신의 서사를 빗댄 욕망의 은유들이며 자신의 회화에서 그 욕망덩어리가 해방될 수 있는 장치들을 그녀의 그림 속에서 곳곳이 숨겨놓는 것이다. 그녀의 짧은 작가노트에서도 밝히고 있듯 모든 '남성주의'적인 범주에서 자신을 발견하고 그 '특이성'의 진자를 왕래하며 그 기묘한 이미지들을 들춰내고 즐기며 때론 해체한다. 다들 그녀의 회화적 여정을 눈치 챘겠지만 뜨거운 화두는 '사랑'이다. 사랑이라는 담론 안에서의 교환적 행위와 모순적 이중성을 사랑의 정치라는 주제로 이번 작업에서 유쾌하게 드러낸다.

수묵미학, (재)한원미술관, 2016, 서울 

제 7회 畵歌《수묵미학》은 모두가 수묵화의 한계를 논할 때, 오직 묵(墨)만으로 동시대적인 재해석을 꾀하는 진취적이고 실험적인 3인 작가의 그룹전이다. 수묵의 전통성 때문에 오히려 현대 한국화의 시류에서 등한시되었던 수묵의 현대적 발현을 담고자 한다. 이 세 명의 작가들을 통해 필묵 본연의 내적가치에 신선한 표현방법을 더하여 현대미술의 영역에서 수묵화가 가지는 경쟁력을 확인하고자 한다.

© 2021 by minjungK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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